[경향 리뷰] 영화 ‘안녕, 헤이즐’ 영화평론모음


[리뷰]영화 ‘안녕, 헤이즐’ 

신문에 게재되었으며 A24면의 2단기사입니다.A24면2단| 기사입력 2014-07-30 23:01 



ㆍ시한부 인생 10대 남녀사랑… 이토록 설레고 가슴 아플까

‘죽음’은 태어나고 먹고 자라는 것처럼 삶의 한 과정이다. 지나치게 비관적이거나 낭만적으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. 이른 시일 내에 죽음이 찾아올 수 있다고 예견된 삶이라도 어찌됐든 ‘삶’이다. 슬픈 일은 슬픈 대로, 기쁜 일은 기쁜 대로 그냥 받아들이면 된다.

영화 <안녕, 헤이즐>은 혈액암으로 인해 산소 호흡기를 항상 코에 찬 상태로 산소통을 들고 다녀야 하는 18세 소녀 헤이즐(셰일린 우들리)이 주인공이다. 어렸을 때부터 여러 번 죽음의 고비를 넘긴 후 기적적으로 삶을 이어가고 있는 소녀 헤이즐은 언제 죽을지 모르는 상황에 놓여 있다. 의사들은 헤이즐과 그의 부모에게 복용 중인 약이 어느 날 갑자기 잘 듣지 않는다면 내일이라도 죽을 수 있다고 말한다.

소녀는 자신의 곁에 늘 머무르는 죽음을 담담하게 받아들인다. 헤이즐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소설인 <거대한 아픔>에 나오는 구절 중 하나인 “고통은 느껴야 해”를 되뇐다. 짧은 커트를 한 소녀는 힘든 일이 닥치면 씩씩하게 씩 웃고 만다. 그런 헤이즐은 암 환자 모임에서 자신과 같은 처지에 있는 18세 소년 어거스터스(안셀 엘고트)를 만난다. 헤이즐은 불을 붙이지 않은 담배를 물고 “이 행동은 죽음을 불러올 수 있는 담배가 불을 붙이지 않는다면 나를 죽일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하는 메타포다”라면서 활짝 웃는 어거스터스와 사랑에 빠진다.

두 사람의 사랑은 헤이즐의 성격답게 솔직하고 담담하고 꾸밈없다. 두 사람은 죽음을 앞에 두고 있지만 죽음에 대해 함께 이야기하는 것을 꺼리지 않는다. 어거스터스는 자신이 죽은 후 사람들에게 잊혀지는 것, ‘망각’이 가장 두렵다고 말한다. 헤이즐은 “두려운 것은 그냥 생각하지 마” “여러 사람에게 기억되는 것보다 한 사람에게 기억되는 것이 더 중요하다”고 말한다. 두 사람의 대화를 보면서 영화를 보는 이 역시 죽음 이후의 삶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.

<안녕, 헤이즐>은 2012년 미국에서 크게 인기를 얻은 존 그린의 소설 <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(The Fault In Our Stars)>를 원작으로 했다. 각본은 로맨틱 코미디의 걸작으로 평가받는 <500일의 썸머>의 작가인 스콧 뉴스타드터와 마이클 H 웨버가 맡았다. <안녕, 헤이즐> 역시 <500일의 썸머>에서처럼 너무 넘치지 않는 적당한 로맨틱함과 곳곳에 박혀 있는 명대사가 보는 이를 기분좋게 한다. 영화는 다음달 13일 개봉한다. 125분.

<이혜인 기자 hyein@kyunghyang.com>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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